사업을 시작할 때 우선은 경영전략부터 생각하게 된다. 어떤 상품을 어떤 시장에 어떤 경로로 판매할지, 매출, 비용, 이익을 어떻게 발생시킬지 재무계획도 관심이 많을 것이다. 이것들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매우 중요한 사항들로 사업계획을 작성할 때도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고 숫자를 잘 검토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간과해서는 안 될 사항이 바로 ‘비전’이다. 비전은 장래에 어떤 회사로 만들까 하는, 창업자나 경영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기업의 모습으로 장기적인 사업 목표이기도 하다. 이런 비전을 새삼스레 글로 표현할 것까지 있을까 싶지만 비전을 문장으로 쓰는 일은 의외로 어려운 작업이다. 성공을 위한 비전만들기는 그것의 가시화가 사업의 성패가 좌지우지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면 많은 경우 비전은 막연하게 머릿속에만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막연함을 꺼내어 명확히 드러낼 때 자신이 지향하는 사업의 목적지는 비로소 분명해진다. 목적지가 정해지면 경영전략도 보다 쉽게 세울 수 있다. 사업계획 속에 비전을 넣는 일은 전략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하지만 의외로 비전이 없는 기업도 많고 있다고 해도 대내외적으로 확실하게 제시 못하는 기업도 많다. 빠른 변화와 엄청난 기술의 발전 속도가 어지러운 오늘날, 비전은 점점 더 사업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나아가 기업 활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
1. 비전이란 무엇인가?
비전은 하나로 딱히 정의할 수 있는 말이 없기도 하다. 예를 들어 경영이념, 사명, 기업철학과 같은 의미로도 사용되기도 하고 경영이념이 비전에 포함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정의는 반드시 필요하다. 비전은 창업자나 경영자가 생각하는 기업의 이상적인 모습, 미래에 어떤 기업이 되고 싶은가이다. 여기서 경영이념은 창업에서 사업종료까지 일관되게 흐르는 창업정신이라 할 수 있고 비전은 시대와 부합하여 변해가는 좀 더 구체적인 목표이다.
비전에 포함되는 내용은 기업에 따라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중장기적 사업 목표나 사업의 방향성을 나타낸다. 미국의 리더십전문가이자 경영학 명예교수인 버트 나누스(Burt Nanus)는 그의 저서 ‘리더는 비전을 이렇게 만든다’에서 비전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조직에도 시대에서 적합하다
✔️ 미래의 성공을 명시하고 조직의 높은 이상을 반영하고 있다
✔️ 목적과 방향성이 분명하다
✔️ 사람들에게 열의를 가지게 하고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 명료하고 알기 쉽다
✔️ 조직의 개성과 독자적인 능력이 반영되어 있다
✔️ 야심에 차 있다
지금 자신이 속한 회사의 비전을 여기에 견줘보면 많은 부분이 부합하는가? 어떤가? 이들이 충족되는 좋은 비전이라 볼 수 있는가? 이런 비전은 왜 필요한가?
2. 비전은 왜 필요한가?
⭕ 사업의 전체상을 명확히 한다
첫째는 비전을 만듦으로써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전개해 갈지가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비전은 사업의 목적지이다. 목적지가 있으면 그곳까지 어떻게 도달해야 할지 전략을 세우기 쉽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언제 누가 유사한 사업으로 싸움을 걸어올지도 모를 때 비전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전략이 없다면 상대에게 놀아날 뿐이다. 그래서 우선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심사숙고하고 구체적인 비전으로 요약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에 더 나아가 구체적인 경영전략을 도출할 수 있다면 비로소 사업을 출범할 준비가 갖춰졌다고 할 수 있다.
둘째. 비전은 경영자에게 마음의 안식이 되기도 한다. 특히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은 힘든 일의 연속이다. 생각대로 뜻대로 되지 않고 많은 난관을 만났을 때 비전을 돌아보며 난 이런 목표 아래 사업을 하고 있다는 자각하면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버팀목이 된다.
⭕ 이해관계자들에게 의지를 표시한다
✔️ 직원: 직원을 채용할 때 많은 힘을 발휘한다. 사람들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는다. 회사나 일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자아실현이 가능한지가 기업을 선택할 때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이때 비전이 명확하고 그 기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는지를 알 수 있다면 자신이 원하는 바와 일치하는지를 알 수 있고 맞춰볼 수 있다. 또한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능력을 결집하여 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기 위해서 비전은 더욱 중요하다. 비전이 분명하면 직원은 그것을 목표로 일을 할 수 있다. 이는 저 멀리 가고자 하는 곳에 꽂아둔 깃발처럼 직원들을 나아가게 하는 힘이자 길잡이가 된다.
✔️ 고객: 일관된 비전 아래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판매한다면 일관성은 고스란히 묻어난다. 이는 결국 기업과 제품/서비스 이미지와 연결이 되며 고객은 이 모든 것을 보고 판단하고 전달한다.
✔️ 거래처: 원재료 구입처, 협력사 및 많은 거래를 주고받는 대상기업들에게도 명쾌한 비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비전을 보여주고 상호 간 Win-Win할 수 있는 관계로 발전을 시킨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어깨 걸고 나갈 수 있는 천군만마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투자자/은행/주주: 비전은 투자가나 은행 혹은 주주의 투자 판단 기준이 되기도 한다. 당연하지만 가장 중요한 투자 기준은 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달려 있으며 사업의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비전은 그들의 판단을 크게 좌우한다. 추구하는 모습이 명확할수록 더 많은 수의 더 좋은 이해관계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이러한 이해관계자의 지원을 얻게 되면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협력을 얻어낼 수 있고 나아가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 사업의 이정표가 된다
모든 사업이 그러하듯 처음 그렸던 사업계획대로 일이 착착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내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당초 예상과는 달리 전제조건이 바뀌는 경우도 허다하다. 기대 이상으로 제품이 팔려 생산이 못 따라갈 수도, 반대로 판매가 지지부진해 재고만 쌓여갈 수도, 믿었던 기술자가 갑자기 이탈해서 개발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이때 경영전략을 재구축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는 바로 비전이다. 비전에 있다면 비전과 현실을 비교하여 그 간극을 어떻게 좁힐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전략은 항시 변하지만 비전이 있다면 그 목적지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물론 비전도 변하지만 그럴 때라도 목적지로서의 비전은 반드시 필요하다.
3. 좋은 비전을 만드는 방법
⭕ 경영자의 꿈과 이상을 기초로 주위의 평가와 토의를 거친다
비전은 경영자가 이런 회사를 만들고 싶다라고 생각한 바를 반영한다. 다만 경영자의 꿈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 반드시 좋은 비전이라고는 할 수 없다. 이는 사업에 대한 과도한 애착이 현실과 괴리를 만들고 시대에 부합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영자가 꿈을 지니는 동시에 냉정한 눈으로 그 꿈을 평가할 인재나 조직이 필요하다. 이는 회사 직원일 수도 있고 외부의 친구나 지원자일 수도 있다. 좋은 비전은 수많은 평가와 토의를 거쳐 완성하는 것이다. 다만 경영자의 발상이 좋은 비전의 근간이 되므로 경영자는 항시 자신의 자질을 연마해야 한다.
⭕ 정보 수집과 분석 후 비전을 작성한다
✔️ 거시적 환경에 관한 정보: 사업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거시적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에 주변의 모든 정보를 확인하고 분석하고 판단해야 한다. 특정 시점이 중요할 수도 있고 오랜 추세가 중요할 수도 있다.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 업계에 관한 정보: 진입하려는 업계의 시장 동향, 경쟁사, 법제도, 관습 및 고객의 니즈 등이 그 정보이다. 이러한 정보는 업계에서 기회를 찾는 데 유용하다. 다만 정보 수집은 경영전략을 세우기 위함이 아니라 이상적인 모습을 찾아내기 위함으로 너무 세세한 정보 수집이나 분석은 필요 없다. 막대한 비용이 아닌 평소에 꾸준하기 관심을 기울이고 들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사업의 경영자원에 관한 정보: 자사의 강점과 약점을 분명하게 아는가? 이를 알아야 경영자원을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고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창업자 자기 능력도 경영자원이기 때문에 자신을 냉정하게 판단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4. 비전을 발전시키는 방법
⭕ 비전으로부터 구체적인 경영전략을 만들어간다
비전은 그것이 아무리 잘 만들고 좋더라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따라서 비전을 구체적인 경영전략으로 구현해야 한다. 경영전략은 비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때그때 무엇을 하면 좋을지 생각해 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비전을 바로 경영전략화 할 수 없다. 아직은 추상적이기 때문에 이를 잘게 나누어 하나하나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래서 막연한 비전은 그 구체화 과정이 힘들고 복잡해진다. 그래서 다시 돌아가 비전을 재수립하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다.
⭕ 이해관계자와 비전을 공유한다
비전은 이해관계자에게 공유하고 이해를 시켜야 비로소 제 기능을 발휘한다. 아무리 비전이 좋아도 그들과 함께할 수 없다면 그들의 힘을 결집할 수 없다. 여기에 명확한 비전이 필요하다. 오해의 소지가 없는, 좋은 비전으로서 그들에게 반복하여 설명하여 비전을 가장 효과적으로 실천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계속 표현하고 언제 어디서든지 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서서히 체화되어 실천할 수 있는 상태가 될 때까지 지속해서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해야 한다.
⭕ 비전의 공유 정도를 확인한다
어느 정도 비전을 이해시키는 노력을 했다면 이번에 그 이해도를 검증하고 분석한다. 검증한다고 시험을 보라는 것이 아니다. 가장 좋은 것은 직접 물어보는 것이다. 고객에게는 인터뷰나 설문조사를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해관계자가 비전을 기억하는지가 아니라 그들이 이해한 비전이 경영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이다. 따라서 실제 경영과의 연관성에 중점을 두고 검증해야 한다.